주절주절
2025년 올해는 대학을 졸업한 직후 작은 회사에서 시작한 개발자로써의 커리어가 5년차가 되는 해입니다.
첫입사때 당시 나의 지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하기에 어렵던 코드와 쿼리들 그리고 주어지는 업무속 여러가지 IT 용어들이 무슨말인지 조차 알지못해 용어의 뜻을 하나하나 검색하며 일했던 초창기에 비해, 지금의 저는 물론 아직 부족하지만 그때에 비해 많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올 한해는 특히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많았던 일들 만큼 새로운 지식과 생각들 저에게 다시 한겹 쌓이고 앞으로 살아갈 삶의 방향성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최근들어 제 또래의 지인들과 하는 말 가운데 "내가 느끼는 나의 모습은 아직 고등학교, 대학교때의 모습인데 몸만 이렇게 늙은것 같다."는 이야기를 농담으로 하곤합니다. 마찬가지로 개발자로써 6년차를 바라보는 지금에 아직도 모르는 것이 더 많고, 배워야 할 내용이 쌓여있는데 저에게 과분한 연차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한번도 써본적이 없는 회고와 계획글이지만, 2025년의 끝에서 오늘 쓴 글을 되돌아보고 다시 한번 2025년 연초를 되돌아보고 반성과 다짐을 하기위해 작성해봅니다.
2024년 회고
커리어
1.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
작년 말, 좋은 기회로 라포랩스 면접을 볼 수 있었습니다.
평소 전공이나 실무 기술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에는 자신이 있었던 데다, 그동안 면접에서 주로 특정 기술이나 기능에 대한 이론적 질문을 받았기에 큰 걱정 없이 면접에 임했습니다.
하지만 면접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가 익숙했던 이론 중심의 질문이 아닌, 주어진 상황에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묻는 실무 중심의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들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채 면접이 끝났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론만 잘 알고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지식과 이론이 실무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지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적재적소에 가장 적합한 기술과 방식을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이후 공부할 때는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직접 코드로 구현해보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2. 회원 서비스 개선
올 한 해 동안 맡았던 업무 중 단연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는 2023년부터 2024년 초까지 진행된 회원 서비스의 구조 개선 프로젝트였습니다. 돌이켜보면, 기존 회원 서비스는 잘못된 DB 설계와 기술 선택으로 인해 조그마한 이벤트 트래픽에서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기존에는 3개의 레거시 DB를 하나의 메인 DB로 묶는 구조였고, 메인 브릿지 DB는 3개의 레거시 DB의 키값을 모두 포함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구조에서는 3개 DB에서 데이터가 생성되지 않으면 메인 브릿지 DB에 데이터를 생성할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DB 데이터 생성 시 동기 처리를 강제하게 되어 성능과 유지보수에 큰 부담을 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존 레거시 DB에 메인 브릿지의 키값을 추가하고, 메인 브릿지 DB에서 생성된 키값을 각 레거시 DB의 회원 테이블과 연결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변경하였습니다. 이 새로운 구조는 동기 처리의 의존성을 제거하며, 성능과 유지보수성을 대폭 개선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3. 레거시 개선을 위한 여정(feat. 뜻대로 되지 않은)
제가 참여하고 있는 커머스의 로그인 구조는 JSP, React, 그리고 Native App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레거시 서비스의 로그인 구조는 각 서비스 환경별로 별도의 로그인 로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JSP는 세션 기반의 로그인 방식을 사용하고, React와 Native App은 토큰 기반의 로그인 방식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서로 다른 로그인 정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로그인 관련 수정사항이 발생할 경우 기존 코드를 파악하는 데만 많은 리소스가 소요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구조는 2024년에도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 레거시 코드의 개선은 당장의 이점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우선순위가 높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한두 명이 리팩토링 수준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전체 로직을 드러내고 새로운 정책을 기반으로 재구축해야 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런 작업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을 수 없다는 점에서 우선순위가 밀리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신 팀장님께서 제 의견을 잘 반영해 주셨고, 올해는 반드시 레거시 로그인 구조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비효율적인 로그인 구조를 개선하고, 유지보수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4. 우여곡절 성과평가
“굴러온 복을 발로 제대로 걷어찬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요?”
저희 회사의 인사 평가는 조금 독특합니다. 한 해 동안의 성과에 대해 스스로 등급을 매기고(솔직히 이 부분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이를 확정합니다. 이후 확정된 성과에 대해 팀장님께서 난이도를 부여해 가점을 주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스스로에게 지나치게 겸손한 점수를 매겼고, 그 결과 좋지 않은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팀장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했고, 좋은 성과를 냈으니 높은 난이도 평가를 줬다. 네가 스스로 좋은 점수를 매겼다면 A를 받을 수 있었을 텐데, 왜 그렇게 점수를 줬니?” 팀장님의 아쉬운 표정을 보며 저도 후회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마음 한구석에 당연히 좋은 점수를 받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올해는 유례없는 인센티브까지 나왔는데, 그 기회를 놓쳤다는 점이 더욱 아쉽습니다.
이 일을 통해 꾸준히 열심히 하는 것만큼이나 한 해의 마무리를 제대로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값비싸게 배웠습니다.
2025년 목표와 계획
커리어
1. 기술 블로그 운영
몇 년 전 시작한 기술 블로그는 아직도 100개가 넘지 않는 게시글과 하루 평균 15명 안팎의 방문자 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의 등급을 식물로 표현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블로그도 식물처럼 주기적으로 보듬고 살펴줘야만 성장할 수 있더군요. 처음에는 단순히 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한두 명씩 방문자와 조회수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내가 쓴 글을 누군가 읽고 있다는 사실이 큰 즐거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작년 말부터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한 달에 적어도 두 편의 블로그 글을 작성해보려 합니다. 기술, 미니 프로젝트, 회고, CS 등 다양한 주제를 다뤄볼 계획입니다.
연말에는 하루 평균 방문자 수를 100명 정도로 늘리는 작은 목표도 세워보았습니다. 꾸준히 노력해서 목표를 달성하고, 더 많은 분들과 기술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 꾸준한 기술 프로젝트
실무에서 접하는 기술들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내가 해보고 싶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경험하거나 적용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블로그에 작성한 Redis 분산락 기술도 실무에서 직접 경험하거나 적용할 기회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미니 프로젝트 형식으로 진행해보았습니다. 평소 이론 중심의 학습에서 벗어나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환경을 구성하며, 기능을 구현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자 했습니다.
호기롭게 시작했던 초반과 달리, 많은 부분에서 헤매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점들을 고민하며 값진 경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프로젝트 과정을 블로그에 정리하고 나니, 뒤돌아보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다양한 미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기술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최소 1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연말까지 12개 이상의 미니 프로젝트 레포지토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꾸준한 실천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고자 합니다.
3. 오픈 소스 기여
예전부터 항상 상상하곤 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내가 Spring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알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개발자들이 오픈소스에 기여하고 있었고, Spring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라이브러리나 프레임워크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부터 꿈꿔왔던 일이기에, 올해는 반드시 오픈소스 기여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도구들에 작게나마 기여하며, 개발 커뮤니티와 함께 발전해가는 경험을 쌓아가고 싶습니다.
4. SQLD, SQLP 자격증 취득
개발자로서 데이터베이스를 다루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겸사겸사 SQLD와 SQLP 자격증에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SQLD는 현업에서 개발 업무를 하고 있다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하지만, SQLP는 난이도가 상당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단순히 자격증 취득을 넘어, 이 과정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실무 역량을 더욱 탄탄히 다져보고 싶습니다.
5. 이직
올해 벌써 현 회사를 다닌지 2년이 넘었습니다. 최근 회사의 방향성이 개발쪽의 영향력을 줄이고, 영업과 같은 부서에 대한 지원쪽으로 방향을 틀기도 하였고 개발쪽 투자도 소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또한 기술적인 챌린지들보다는 단순 반복 업무정도의 일들외에 특별한 일이 없다. 4개월째 프론트 업무를 하고있는 상황입니다.
이 시점에 더 성장하기 위해서 올해는 맘껏 개발하며 성장할 수 있는 회사로 이직해보고자 하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올해로 벌써 현 회사에서 근무한 지 2년이 넘었습니다. 최근 회사의 방향성이 개발 부문의 영향력을 줄이고, 영업이나 다른 부서에 대한 지원에 더 중점을 두면서 개발 쪽 투자가 점점 소극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더구나 기술적으로 도전할 만한 과제는 줄어들고, 단순 반복 업무에 가까운 일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4개월째 JSP를 포함한 프론트엔드 업무를 하고 있지만, 특별히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시점에서 제 기술적 성장과 커리어를 위해, 올해는 맘껏 개발하며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회사로 이직을 목표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더 큰 성장과 성취를 이뤄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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